스페인 이야기/음식, 식재료

한국인이 깜짝 놀라는 한국에 없는 스페인 대파

산들무지개 2019. 3. 1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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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서는 거의 재배하지 않는다?! 

위키페디아에서 대파를 찾아보니 이런 간단한 설명 한 줄이 눈에 띄었습니다. 한마디로 서양인들은 대파를 먹지 않는다는 소리잖아요?! 

오~~~ 서양 사람들은 대파를 먹지 않는구나! 미처 몰랐던 것을 깨달은 듯 놀랐죠. 유럽이 하도 방대하니 제가 스페인에 살면서도 다른 나라의 식자재는 잘 알지 못합니다. 유럽 나라마다 어마어마한 식문화가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신기한 점은 스페인에서는 대파를 먹는다는 사실입니다. 


오?!!! 스페인 사람들은 (다른 유럽인과는 달리) 대파 먹어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구워 먹는 대파, 바로 칼솟(Calsot, 한국의 대파와 거의 비슷합니다)을 스페인 사람들은 먹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응???? 그렇다고 이 대파를 일상적으로 매일 먹는 것은 아니잖아? 한국인처럼 평소에 꾸준히 먹는 파는 아니잖아?' 싶었습니다. 

참고: 스페인 대파 칼솟 Allium cepa, 한국 대파 Allium fistulosum

그런데 생긴 모양이나 크기, 자라는 성장 과정, 맛이 거의 비슷합니다. 

왜냐하면, 스페인에서도 구워 먹는 대파는 특별한 날에 특식으로 일 년에 한두 번 정도밖에 먹지 않는 음식이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위키페디아의 말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습니다. 칼솟을 먹는 타라고나 사람들 외의 스페인 사람들은 아마 칼솟을 먹어본 적이 없는 이들도 있을 테니 말입니다. 


한마디로 한국식 대파는 

스페인에서도 일반적으로 찾아보기 힘든 파라는 

사실을 여기서 알려드립니다. 


그렇다면 스페인 사람들은 무얼 먹나요? 하고 궁금해하실 분들이 있어요. 파 대용으로 뭘 먹지 않을까, 싶죠. 그 맛있는 파를 먹질 않는 서양인이라니......! 분명히 파 대용으로 먹는 재료가 있을 거야! 싶습니다. 

우리가 쉽게 상상할 수 있는 파 대용 음식은 당연히 양파겠죠? 서양에서 온 파, 양파?!!!

맞습니다. 스페인에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는 파 대용으로 양파를 먹습니다. 그런데 그 양파가 그냥 양파가 아니라, 아주 어린 양파라는 것이죠. 알을 익히지 않은 풋풋한 풋양파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풋양파는 샐러드에 넣어 먹는 게 일반적이고요. 

그리고 또 한 가지 대파가 있는데요, 십중팔구 한국인들이 놀라는 식자재가 되겠습니다. 

며칠 전, tvN [스페인 하숙]이라는 예능 티져 영상을 봤는데요, 까미노 데 산티아고 순례길 위의 알베르게(albergue: 숙박업소, 대피소, 여인숙, 하숙 등을 뜻하는 스페인어)에서 주방에서 요리하는 차승원 씨를 봤습니다. 차줌마 씨가 스페인 재료를 보면서 얼마나 깜짝 놀라는지요!!!

글쎄, 스페인 대파를 보고 정말 깜짝 놀라더라고요. 제가 스페인에 처음 왔을 때 했던 반응과 같아서 더 웃음이 나왔습니다. 

왜냐하면 스페인 대파는 한국에서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죠. 

그 정체를 공개하자면, 차줌마 씨가 놀란 대파는 스페인어로는 뿌에로(Puerro)라는 파인데요, 보통 영문화권 영향을 받는 한국에서는 리크(leek)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서양인들은 한국 사람들이 먹는 대파는 먹지 않고 바로 이 리크라는 파를 먹습니다. 


▲ 위 사진의 대파가 바로 서양인들이 먹는 파가 되겠습니다.

리크(뿌에로)는 수선화과 부추속 식물이고요, 잎이 마늘잎과 비슷하답니다. 

학명은 Allium ampeloprasum입니다. 

엄청나게 굵고 길어서 뻣뻣한 느낌이 드는 건 당연하답니다. 

그래서 차줌마 씨가 "나무야! 알로에 같아." 하고 놀랐던 것이죠. 

사진: tvN [스페인 하숙] 화면 캡처. 

3월 15일 금요일 저녁 오후 9시 10분에 첫 방영 된다네요.


스페인에서도 리크(뿌에로) 요리가 많습니다. 그리고 양파나 파와 비교해서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맛이 부드럽습니다. 오히려 향이 더 은은하여 부드러운 요리 재료로 많이 쓰이더라고요. 

채소 케이크의 단골 재료이고, 생크림과 궁합이 좋아 소스 만들 때도 먹고요, 애호박과 함께 삶아 부드러운 수프를 만들기도 한답니다. 스페인에서는 애호박과 리크 수프를 차갑게 해서 먹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한국의 대파와 어떻게 다른지 조금 비교 사진을 준비해봤어요. ^^ 

파와 뿌에로(리크)

작은 게 파이고, 큰 게 뿌에로입니다. 정말 차이가 나죠? 

대파는 쪽파 형태로 성장하고, 이 뿌에로(리크)는 씨앗으로 성장하더라고요. 

제가 키워보니 성장기가 무척 느린 게 뿌에로였습니다. 봄에 씨를 파종하면 겨울에 수확해 먹는 식물이거든요. 

잎도 참 다르게 생겼습니다. 같은 마늘과인데 뿌에로는 큰 마늘잎을 연상시킵니다. 

밑동을 자르면 이런 모양이고요.

  잎이 갈라지는 부분을 자르면 이런 모양입니다. 


제가 마련한 영상을 보신 분들을 위해, 알기 쉽게 더 자세히 포스팅에 글과 사진으로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혹시 영상을 못 보신 분들은 다음의 영상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그냥 스페인 이야기라 생각하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봐주세요~~~



산들무지개의 유튜브 채널입니다. 블로그에 소개하지 않은 힐링 영상 많으니 놀러 오세요~~~

위 영상에는 스페인 대파로 요리하는 부분도 있어요.^^

소소한 재료 하나 가지고 이렇게 또 대단한(?) 포스팅을 쓰네요. 사실, 한국에는 없는 다른 나라 사람들의 식문화는 저에게는 호기심 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어찌 보면, 왜, 무엇 때문에...... 우리에게 있는 게 이들에게는 없는가...... 알게 되는 계기도 되고요. (뭐, 요즘은 글로벌 시대라고 한국에서도 이 리크를 키우는 분들이 있다고 하네요. ^^)

우리가 평소에 자주 먹는 대파, 파를 서양에서는 먹지 않는다는 사실, 아마도 이런 파에 버금가는 식자재가 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하루하루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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