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한 일기/부부

스페인 남편이 말하는 한국의 새로운 매운맛

산들무지개 2020. 11. 19.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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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한국의 매운라면 챌린지가 유행한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직접 매운라면을 먹어본 적이 없었던 해발 1,200m 스페인 고산의 [참나무집].


그런데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기억이 가물가물......

 

불닭볶음면이 발렌시아 아시아마트에 들어서면서 호기심 반으로 먹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멋도 모르고 매운 소스를 다 뿌려 먹다가 기절하는 줄 알았답니다. 너무 매워 매운맛에 익숙한 한국인인 저도 진짜 깜짝 놀라 사망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 느낌을 거짓말 보태지 않고 설명하자면, 눈이 핑핑 돌아가고, 심장은 벌컥벌컥 어쩔 줄 모르며 헐떡이고, 식은땀이 좌르륵 흐르는데, 몸을 지탱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냥 말처럼 핑~~~ 사망할 것 같았어요! 농담으로 이런 단어를 쓰면서 말하고 있지만, 정말 버틸 수 없을 정도로 악마의 맛이었다고 할까...... 그 정도로 쇼킹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때 절대로 사 먹지 말아야지~! 하고 결심을 했었죠. 


그러다 어느 날 소스를 줄이면 어떨까, 싶어 하나를 더 샀습니다. 그랬더니 남편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믿을 수 없어 했지요. 


"아니~~~ 그렇게 맵다며 먹지 않겠다며 사 온 라면을 또 먹겠다는 거야?"


"소스를 조금만 넣으면 괜찮아질 거야."


하도 맛있게 먹는 사람들이 많아 그랬는지, 스스로 위로하면서 다시 구입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소스를 조금 넣어 먹었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맵기는 했지만, 어느 정도 참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이 라면을 먹어본 남편은 너무 매워 정말 쓰러질 정도였어요. 


"이 소스를 다 먹기 위해선 발렌시아에서 생산하는 쌀로 다~ 밥해 먹어도 소용없이 이 소스 많이 남아돌 거야."


그럽니다. 스프 소스가 그렇게 작은데 그렇게 많은 양의 밥을 먹어도 매운맛이 가시지 않을 정도로 그만큼 매웠다는 소리였습니다. 




비빔장과 불닭볶음면 매운맛 소스



그러다 지난봄 코로나 봉쇄령이 한참이던 시절에 집에만 있으니 각종 요리를, 특히 한국 분식을 많이 해 먹던 때...... 우리는 이 매운 소스를 다시 꺼내 맛을 보게 된답니다. 또한, 그때 한국 조카가 가져온 비빔장 소스도 있어 함께 먹게 되었지요. 그런데 산똘님이 희한하게 한국의 매운맛을 자기만의 의미로 정의를 내리더라고요! 


"나는 한국의 비빔장이 훨씬 좋아~~~ 익은 맛이 나거든....! 마치 나이 든 맛이 나서 은은하게 매워 좋아. 대신 요즘 나오는 매운 소스는 내가 감당하지 못하는 신세대 맛이야."


헉?!!! 신세대???!!! 얼마나 웃기는지요! 매운맛에도 신세대, 구세대로 나눠 생각할 수 있는 남편이 정말 재미있었지요. 


"난 한국에 처음 갔을 때 알았던 매운맛은 비빔장과 같은 고추장 맛이었어. 그런데 최근에 나온 매운맛(불닭볶음면 소스)은 한국에서 전혀 경험해보지 않은 매운맛이야. 요즘에 유행한다는데 난 그 유행보다 은은한 매운 고추장 맛이 더 좋더라. 자고로! 나는 늙은이라는 말이지!"


앗! 신세대처럼 핫하지 않아 자신은 구시대라는 산똘님.....! 하지만, 글쓴이는 이 신세대 매운맛 소스에 중독되어 요즘에도 계속 먹게 되더라고요. 아무래도 난 신세대!!! 😆😆😆 솔직히 너무 매워 다~ 먹지는 못하고 조금씩 비벼 맛만 즐기는 정도랍니다. 그런데 매우면서도 그냥 먹게 되는 신기한 마술 같은 일이 벌어져요. 


"난 비빔밥을 한국 음식에서 제일 좋아하는데 이 비빔장은 정말 환상적이야! 고통스럽게 매운 라면 먹느니 은은하게 맵지만 맛있는 비빔밥을 먹겠어!" 


그랬다는 일화가 전해져 온답니다. 




▲ 멸치와 가지볶음 다~ 얹은 맛있는 비빔밥, 이 위에 고추장 둘러 비벼 먹으면 환상의 조합!!! 😆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시고요, 오늘은 산똘님이 선호하는 매운맛으로 스페인 사람들의 기호를 한번 살펴봤습니다. 저는 다음에 더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찾아뵐게요~ 안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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