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생활, 문화

스페인에서 한국으로 우편물 보내기 정말 어렵네요

산들무지개 2018. 1. 27.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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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우체국이 몇 년 전 민영화가 되면서, (아마도 10년 전인 것 같습니다. ^^;) 우체국이 참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살다 보니, 이렇게 엉망이 되어가는 우체국은 처음으로 보는 듯도 합니다. 물론, 일정한 법으로 우체국 시스템이 운영(?)된다고는 하지만, 스페인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우체국 때문에 피해를 본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우체국 피해 본 사람들의 집단(Afectados por ADT Postales y el Grupo Correos)"이라는 웹페이지도 존재할 정도니 말입니다. 


게다가 민영화되면서 재정 감축을 위해 시골이나 작은 도시에 있는 우체국도 하나둘 없앴고요, 시골 사는 사람들은 어려움을 보게 되었답니다. 바로 저 같은 사람들은 더욱더 말이지요. 물론, 대도시나 인구가 조금 많은 소도시에는 이런 문제가 없이 잘 운영되고 있지만, 말입니다, 돈이 안 된다고 생각되는 마을에서는 우체국이 없어지고, 우체국이 있더라도 잠깐 문을 여는 사무실 정도가 다입니다. 



그렇다면 시골에는 우편물이 어떻게 도착하나요? 



저도 처음에는 힘들겠구나, 했는데...... 여러 마을을 하루에 다 도는 우체부가 있습니다. 물론, 마을에서 떨어진 농가는 찾아와주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우체부도 하루아침에 여러 마을을 돌아야 하기에 참 시간이 빡빡하답니다. 이거 대단하다고 생각했지요. 우체부 한 명이 저쪽 산 마을 넘었다가 또 이쪽 산 마을로, 이 마을 끝나면 또 다른 마을로 옮겨 다니는데 성자가 아니라면 정말 어려울 그런 일을 해내고 있습니다. 헉~!!! 대단하다. 우리 우체부 머리에서 빛이 나는구나!!! 성인이시구나! 남편과 감탄을 했죠. 


 


▲ 평소에는 한국에서 소포가 오면 이렇게 우체부가 차로 가져온 물건을 건네줍니다.


아무튼, 저는 매번 우체부 덕분에 한국에서 오는 소포를 아주 잘 받아봤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곳에서 한국으로 작은 우편물을 보낼 일이 생겼답니다. 큰 도시 나가면 보내야지~ 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나갈 일이 없어 이곳에서 소포 보내기를 시도했습니다. 그런데......


이 우체부를 찾아야만 했습니다! 


"지금 어디예요?" 


전화로 시도했죠. 그때가 아침 10시였습니다. 


"이웃 마을이에요."


"아~~~ 그런가요? 그럼 언제쯤 우리 마을에 도착할 예정인가요?"


"아마도 12시 이후에나 도착할 것 같아요."


이렇게 불특정한 12시 이후에 저는 마을에 나가 골목을 돌며 우체부를 찾아야 했답니다. 날마다 들어오는 시간이 달라 그때그때 일정을 물어봐야만 했죠. 그날은 12:30분 시청 앞에서 우체부를 만날 수 있었죠. 



▲ 우편물을 보내기 전에 무게를 재봅니다. 거리에서 무게를 잴 수 없으니 말이지요.


 


드디어 우체부를 찾고, 우체부 앞에서, 즉 길거리에서 한국으로 보낼 소포의 송장을 작성합니다. ^^; 하하하! 웃음이 나오죠. 거리에서 우체부 붙잡고 사무 보는 그 느낌이...... 우체부도 자신의 승용차를 이용하여 배달하니 따로 사무실이 있는 게 아니지요.  


"요금이 얼마죠?"

"잠깐만요."

하고는 저 멀리 있는 우체국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확인합니다. 

"16.20유로요."


이렇게 비교적 쉽게 우편물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쉽게 느껴지지 않았다고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우체부는 오늘은 어렵고 내일 빠른 우편으로 보낼 수 있다고 하네요. "정 그렇다면 다른 마을 우체국에 들려서 보내시던지......" 


다른 마을이라 하면, 아랫마을인데 여기서 40분 차 타고 나가야 하기에 괜찮다고 했죠. 혹시나 소포 보낼 기회가 있을지라도 모르겠다 생각하고 그 마을의 우체국 시간표를 좀 가르쳐달라고 했더니......



"그게....... 그게 좀...... 13:00 ~ 13:30분만 열어서 시간 잘 지켜야만 한답니다."



헉?! 겨우 30분만 문 연다고요? ㅠㅠ 세상에!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했습니다. 물론 요즘은 모든 가정에서 차를 이용해 큰 도시에서 장보고 볼일을 보기는 하지만, 시골 마을에서는 편의시설이 이렇게 점점 사라져버리고 있지요. 그것처럼 우리 우체부도 마을에 왔다가 우편물만 전달하고 쌩하고 가버리니 30분 정도 돌다 갔다고 생각하면 될 거에요. 참...... 요즘 점점 우체국에서 우편물 보낼 일이 어려워지는 스페인입니다. 택배는 더 심각하죠. 택배는 시골에서는 보낼 곳이 없고, 오더라도 물건이 쌓여야 택배를 보내주는 일이 허다합니다. 


이번에 한국으로 보내는 우편물 때문에 그래도 이런 시스템을 알게 되었지만요, 우체부께서 더 쉬운 방법을 가르쳐주셨는데...... 그 방법이......


"먼저 타바코(Tabaco, 스페인에서 담배 및 신문 등을 파는 가게)에 가셔서 보낼 우편물 무게를 재요. 그런 다음, 인터넷으로 국제 우편물 요금 조회해서 그 무게에 맞는 우표를 그곳(타바코)에서 사세요. 그런 다음, 우편함에 넣어주시면 절 찾지 않아도 된답니다. 하지만, 큰 물건은 EMS로 보내야 할 때는 오늘처럼 절 찾으면 돼요. 아니면, 이웃집에 맡겨두면 제가 보내드릴게요."


으음...... 알겠어요. 담뱃가게에서 무게 달고 우표 사서 붙여 우편함에 넣으면 된다는 것요?! 이렇게 하여 간단하게 정보를 알게 되었답니다. 


이번에는 배송조회를 해야 하기에 우체부를 직접 만나 물건을 보냈지만, 일반 우편물은 이렇게 쉽게 국제우표를 사서 붙여서 보낼 수 있네요. 


아무튼, 그렇게 제 물건을 가지고 간 우체부. 


그 다음날, [참나무집]에서 7Km 떨어진 우리 마을에 있는, 우리 집 우편함에서 그 영수증을 받았답니다. 바쁘게 우편물 배달하시는 우체부가 우리 우체통에 영수증을 넣어두고 간 거죠. 아~~~ 정말 스페인에서 한국으로 우편물 보내기가 정말 불편하고 느리고 어렵네요. 하하하! 



이런 편의시설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이 현상이 참 씁쓸하네요. 물론, 미래에는 우편물이 필요 없어지는 세상이 올 수도 있고, 온라인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다고 해도 지금 당장, 이런 소소한 일들이 불편하니 참 삭막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마을을 오가는 우체부 덕분에 이렇게라도 이어진다니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


한국에서는 전화 한 통만 하면 우체국에서 직원이 직접 방문하여 짐을 가져가는 일도 있다고 하는데...... 스페인에서는 한국과 다른 모습을 보이며 점점 쇠퇴하고 있어 안타깝기도 하네요. 


여러분,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이제 우편물 보내는 방법을 알았으니 종종 우리 마을에서도 무엇인가를 보낼 수 있다는 희망이 들었네요. 즐거운 날들 되세요.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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