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야기/음식, 식재료

스페인에도 참 다양한 순대가 있구나

산들무지개 2017. 3. 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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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고스(Burgos) 재래시장인 메르카도 수르(Mercado Sur, 남부시장)에서 우리 가족은 그 지방의 특색이 아주 많이 묻어나는 음식을 샀답니다. 발렌시아와는 다른 독특한 염장 고기도 있고, 게다가 이곳은 순대로 아주 유명한 곳이었습니다. 스페인에서는 순대를 모르시야(Morcilla)라고 합니다. 

전에 EBS [세계 견문록] - <스페인 맛에 빠지다> 편에서 모르시야 하는 광경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우리 동네 이웃과 함께 스페인식 순대 만드는 과정을 소개했는데요, 간단하게 제가 다시 설명해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저는 순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입니다. 왠지 모를 역겨운 냄새 때문에 참 싫어했던 일인인데요, 나이 들면서 철이 들었는지, 입맛도 변하게 되었습니다. 스페인 순대는 위의 사진처럼 보통 피를 응고시켜 밥과 양파, 향신료, 비계 등을 섞어서 만든답니다. 

응고가 빨리 되지 않도록 피를 휘저어 주는 일이 참 중요하여 그 당시 사진에 보이는 여성이 두 팔을 넣어 휘저어준 일화가 있습니다. 그때 출연하신 샘킴님이 자신이 하겠다고 소매를 걷으니, 하는 말이......

"스페인에서는 여자가 피를 휘저어요. 남자들은 털이 많기 때문에 안 돼요~" 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렇게 피를 휘젓고 난 후, 내용물을 섞어주는데요, 보통은 삶은 밥을 넣습니다. 한국과 아주 비슷하죠? 한국에서는 찹쌀로 만드는 순대가 있다면서요? 저는 한국에서 당면 넣은 순대밖에 먹어보질 못해....... ㅜㅜ

그리고 어떤 곳은 양파가 주재료인 것도 있습니다. 

이렇게 돼지 내장 등에 내용물을 넣어 약한 불에서 삶아주면 끝~ 인 게 스페인 순대입니다. 그런데 삶을 때에 가시가 돋친 금작화로 잘 찔러주어야만 합니다. 아니면 터져서 대참사가 일어나요~ 삶은 후에는 잘 건조하고요, 먹을 때는 기름을 두르고 구워 먹거나 오븐에 넣어 굽기도 한답니다. 

쪄먹는 일은 극도로 싫어합니다~ 이곳에서는 쪄먹는 일이 전~혀 없기에 한국 순대 맛본 스페인 사람들은 무슨 맛으로 먹느냐고 하네요. 

아무튼, 그래서 저는 스페인 순대는 다 이런 모양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부르고스 여행에서 깡그리 깨졌습니다. 스페인에서도 아주 다양한 순대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얼마나 놀랐는지요? 그것도 맛과 모양이 다 달라 깜놀하여 더더욱! 

위의 사진 바구니에 들어있는 모르시야(순대)가 부르고식 순대인데 참 모양이나 크기가 다양하죠?

어딜 가나 이 부르고 순대는 대단한 영광으로 걸려있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다 순대 코너~

직접 가 보니 순대만 파는 집도 있더라고요. @.@!


그래서 우리가 구입한 몇몇 순대를 여기서 공개해볼게요. 

자 생긴 모양새는 이렇습니다. 

저는 세상에 태어나서 이렇게 굵은 순대는 처음으로 봤습니다. 

좀 더 자세한 모양을 보기 위해 뒤집어 봤습니다. 

특이한 점은 묶어놓은 끈의 색깔입니다. 

하나는 하얀색, 다른 하나는 붉은색. 

무슨 의미인지 아시나요? 생각해보세요. 정답은 아래에 있습니다......

오징어 순대만큼이나 신기한 생선 대구가 들어간 순대

위의 사진은 전통에 가까운 삶은 밥이 주재료로 돼지 내장에 넣어 만든 순대입니다. 

아~! 이것은 소 내장에 넣어 만든 양파가 주 재료인 순대입니다. 

아니, 소 내장으로도 순대를 만드는구나~!

봄바 쌀로 만든 소 내장 순대입니다. 

자~ 여기서 끈의 색깔이 다른 이유를 밝히지요. 

사실, 스페인 순대는 매운맛과 그렇지 않은 맛으로도 나옵니다. 

아~ 매운 순대도 있다니, 조금 충격인걸?! 

매운맛은 붉은색 실을 사용해 표시하고요, 맵지 않은 것은 역시 흰색으로 표시! 

아니, 도대체 어떻게 맵길래 그런가요? 하고 물으실 분들을 위해 제가 한 번 먹어봤습니다. 

 이것은 생선 대구살이 들어간 순대로 맵기는 강이었습니다. 

아주 매운 후추를 넣어 얼얼하기까지 했던 순대였습니다. 

아~ 한국에서는 순대를 후추 기름에 찍어 먹기도 했었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스페인 순대에 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제가 어릴 때만도 해도 순대는 당면으로 만들어지는 게 대중적이었는데요, 검색해 보니, 요즘에는 아주 다양한 순대가 소비자에게 공급되는 것 같습니다. 스페인에서는 밥과 양파, 비계, 마늘이나 계피 등의 여러 종류의 향신료를 넣어 만들어지고요, 매운맛과 맵지 않은 맛으로 구분되기도 합니다. 먹을 때에는 기름을 충분히 둘러 바싹하게 튀겨 먹는 게 특징이고요, 다른 요리의 부재료로 넣어 함께 요리하기도 합니다. 한국식으로 치자면, 순대국밥? 정도......

서양에서는 소시지의 일종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어 순대라는 대표 명사가 없다고들 하는데, 스페인에서는 엄연히 모르시야(Morcilla)라는 이름으로 존재하고 있어 순대=morcilla 직 번역할 수 있어 참 좋네요.

여러분, 어쩐지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스페인의 순대. 여러모로 한국과 비슷하지 않은가요? 

요즘 스페인에 방문하시는 한국분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제 블로그에도 정보 찾으러 오시는 분들이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어 그 인기를 실감하고 있답니다. 스페인은 육류가공품으로 참 유명한 곳인데요, 요즘 입국시 반입이 금지된 대표적 물건이 바로 이 육류가공품이랍니다. 비록 포장이 되어 있다고 하나, 이 육류 제품은 반입이 되지 않으니, 스페인에 오셨을 때 꼭~ 이 스페인식 육류 가공품을 드셔보는 것도 권해드립니다. 

오늘도 덕분에 즐겁게 이야기할 수 있어 행복함을 느끼며, 다음에는 더 재미있는 이야기로 짠~ 나타날게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블로그에서는 하지 않은 맘껏 수다방으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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